찌는 듯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승전보는 더위를 날려보내주고 나에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의를 불러 일으킨다. 그 간 발목을 잡아오던 미련이나 아쉬움을 뒤로 날려보내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지금까지 내게 있어 소프트웨어란 넘은 아주 논리적이면서도 수학적인 놈이었다. 보다 정확한 검색을 위한 알고리즘과 분산된 시스템상에서의 성능, 효과적인 자료 구조 , 추론을 위한 각종 통계와 확률 등등  이를 위해 개발자를 채용할 때도 가능하면 좌뇌형 개발자를 선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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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이러한 시각은 아주 편향적이고 잘못된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현재 성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보면 무척 감성적이고 우뇌형 사고가 기반에 깔려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좌,우 양방향으로 호흡이 가능한 박태환의 영법처럼 좌뇌와 우뇌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은 개발자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경쟁력이다.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그의 책에서 " 오늘날은 컨셉의 시대이며 하이터치,하이컨셉은 매우 중요한 재능이며 디자이너,발명가,교사 처럼 감성적인 우뇌형 인간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게 될 것이다. 라고 한다. 그는 우뇌의 6가지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디자인 ,  스토리 , 조화 ,  공감 , 놀이 , 의미 .

현재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는 다니엘 핑크가 지적한 6가지 우뇌적 특성을 필요로 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자.

- 디자인 : 먼저 기능이 좋은 소프트웨어는 모두 성공하는가?
아니다. 기능만으로는 안된다. 복잡한 여러 기능을 제공하는 것보다 단순하더라도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을 깔끔한 디자인과 UI로 제공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 스토리 : 무미건조한 따라쟁이 소프트웨어는 성공하는가? 아니다.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오픈소스와 다양한 개발 플랫폼의 확산은 S/W와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어 개발자에게 편리함과 동시에 높은 생산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새로운 S/W와 서비스가 시장에 나오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비슷한 것들이 나타나곤 한다. 당연한 현실일 수 있지만 2등이자 따라쟁이 전략만으로는 전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2등은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1등이 실수를 해서 이러한 기회를 살릴 수 만 있다면 새로운 1등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사업에 있어서의 성공 스토리뿐만 아니라 해당 소프트웨어 역시 사용자에게 성공적인 스토리를 제공해야만 한다.

- 조화 : 집중만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 다른 서비스들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오픈 API와 매쉬업은 옵션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본사항이다. 더 이상 혼자 , 나만의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개인 재무관리 서비스는 온라인 뱅킹과 연계돼야 하고 이미지 관리 서비스는 플리커나 구글 이미지 등과 연계되어 조화를 이뤄 유용성을 제공해야 만 사용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

- 공감 : 논리만으로는 안된다. 공감대를 형성해야 만 한다.
경쟁사 보다 가격도 싸고 기능도 우수한 이런 멋진 S/W(서비스)를 왜 사용자는 구매하지 않는 거야? 이런 논리로는 성공할 수 없다. 사용자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공감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형성될 수 있다. 회사 진솔한 블러그 , 지속적인 서비스 업데이트와 소식지 등은 보이지 않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더 이상 빼째라식으로는 공감대를 결코 형성할 수 없다.

- 놀이 : 진지함만으로는 안된다.
요즘은 한마디로 모든 것에 있어 재미없는 것은 생명력을 없다. 이러다 보니  MBA 등 야구 중계를 시청하다 보면 중간 중간에 재미난 시청자 퀴즈를 내거나 실제 야구장에서 관중에게 경품을 주거나 재미난 추억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처럼 재미없는 진지함만으로는 결코 경쟁력을 얻을 수 없다.

-  의미 : 단순 축적된 데이타만으로는 안된다. 사용자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파워포인트나 키노트의 템플릿은 사용자에게 발표 자료를 만드는 있어 창조성을 저해하는 일등공신이다. 이러한 단순 데이타들은 사용자에게 의미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웹 2.0은 사용자가 자신의 지성에 대한 주도권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가치있는 것이다 보여주었다.

기존에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있어 철저한 기획 , 방법론에 입각한 분석과 설계 , 숙련된 개발자에 의한 코드 , 철저한 품질 관리 등 좌뇌적인 것이 주요한 관심 사항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에 입각하여 개발자를 채용하고 개발을 하는 일반화된 것이었다. 그리고는 결국 실패를 한다. 이러한 실패의 이면에는 우뇌적 특성들이 간과되었다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뇌적 특성 중 스토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성공이 먼저냐 스토리가 먼저냐는 닭이 먼저냐 달걀를 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세스 고딘은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에서 "위대한 스토리의 조건" 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 위대한 스토리는 진실하다. 스토리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진실한 것이 아니라, 일관되고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진실하다.
- 위대한 스토리는 약속을 담고 있다. 이러한 약속은 독창적이고 대담하다. 미국의 록밴드인 피시(Phish)는 라이브 밴드를 통해 초자연적인 저녁 한 때를 체험하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정말 그 약속을 잘 지켰다.
- 위대한 스토리는 모호하다. 훌륭한 마케터들은 스토리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고객 스스로 스토리로부터 결론을 이끌어내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 위대한 스토리는 급속히 자리 잡는다. 위대한 스토리는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 고객을 사로잡는다.
- 위대한 스토리는 모든 이를 겨냥하는 경우는 드물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스토리는 없다. 평균적인 사람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인생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위대한 스토리에는 자기모순이 없다. 소비자들은 매우 영리하기 때문에 마케터의 허튼 수작을 놀랍게도 잘 파악한다. 어떤 화랑이 훌륭한 미술가들의 작품을 취급하면서 직원은 중고차 세일즈맨 출신을 쓴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대한 스토리는 우리의 세계관, 취향과 일치한다. 최상의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무엇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청중이 이미 믿고 있는 바와 일치하며 청중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애초부터 아주 타당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스스로 현명하다고 느끼며 안심하도록 만든다.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은 성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스토리를 잃어가는 것은 성공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성공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프로그램 > 훌륭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프트웨어의 사용성과 검색  (0) 2008.06.24

Posted by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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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안드로이드 , 노키아가 주축이 된 심비안의 오픈소스화 , 애플의 아이폰 플랫폼 ,  기존 MS의 윈도 모바일 등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위한 플랫폼 전쟁이 한참이다. 이러한 전쟁의 한복판단에 또 다른 변수가 하나 추가되었다. 바로 기존의 이동통신업체들의 무선 인터넷 플랫폼 표준화 기구인 OMTP(Open Mobile Terminal Platform Group)가 주요 이동통신업체들이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표준화를 위해 BONDI라는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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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TP참여 멤버를 보면  BONDI의 목적과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먼저 주요 멤버로는  AT&T를 비롯하여 Hutchison 등 주요 이통업체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SK 텔레콤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3G 대중화 이후 열려질 모바일 웹 컨텐트 시장에서 노키아나 구글,애플 같은 업체에게 주도권을 빼기지 않을려는 이통업체들의 고민과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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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DI는 디바이스 플랫폼의 여부에 상관없이 모바일 웹 개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을  그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개인 정보 보안 부분을 중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The first risk relates to the security of access to sensitive device capabilities such as location and messaging from the web. The second risk relates to the potential for fragmentation in the implementation of web services across different platforms and browsers."

1차 공개 드레프트가 8월 8일 발표 예정인데 간략히 현재 진행중인 스펙에 포함되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Architecture and Security 그룹
Application Packaging , Extensibile APIs , Policy Management , Security Policy Definition

- Interfaces  그룹
Application Invocation , Application Settings , Camera , Communications Log , Gallery , Location , Messaging , Persistent Data , Personal Information , Phone Status , User Interaction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의 경우 스펙상 보안 부분이 다소 미약한 상황인데 반해 보안 부분을 특히 강조된 것이 눈에 띠인다. 그리고 인터페이스의 경우 자바 스크립트 API로 제공하여 기존의 웹 개발자들이 보다 편하게 웹 응용을 개발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제 1차 공개 드레프트와 더불어 실제 구현된 참조 모델을 봐야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개발자 입장에서 모바일 위젯을 비롯하여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 표준화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애플 아이폰을 위해 코코아와 오브젝 C 프로그래밍을 하고 , 안드로이드 포팅을 위해서는 자바를 사용하고 , 심비안 포팅을 위해 C 코딩을 해야 하는 것은 정말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아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모바일 개발 플랫폼이 점점 더 절실해 지는 시기인 것 같다.


Posted by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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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쌍한 샐러리맨.

석유값이 매일같이 치솟고 자동차에 부과되는 세금은 하루가 멀다하고 인상되고 있다. 엔진오일과 미션 오일을 교환하는 등 유지관리비도 날마다 증가하고 있다. 차를 처분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은 데 대중교통 이용 환경도 불편하고 긴급할 때 차를 사용해야 하기에 당장 팔 수도 없다........

오늘은 출근 길에 매연 검사가 있었다. 환경 오염 문제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부쩍 매연 단속이 심해지고 있다. 자동차의 연식이 오래되서 매연이 많이 나던 차에 매연 단속에 걸려서 벌금을 무료 20만원이나 처분을 받았다(항상 물가보다 벌금은 더 오른다^-^). 새차를 구매해야 하는 데 목돈을 들여 새차를 장만하기도 부담스럽고 할부로 사기도 부담스럽다.  

이럴 때 자동차를 빌려서 쓰면 어떨까? 더구나 이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라 기름값 걱정도 없다. 기존의 기간과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렌트 방식이 아니라 사용한 거리만큼 비용를 낸다면..
환경 오염도 줄고 석유로 부터도 자유롭다. 더구나 자동차의 관리도 세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저 사용한 거리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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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스토리를 실제 구체화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의  Better Place 사다.  베터 플레이스사는 자동차를 제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로 보고 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고객에게 전기 자동차를 무료로 제공한다. 사용자는 이 자동차를 사용하고 이용한 거리만큼 비용을 내면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르노-닛산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2011년 부터 소비자에게 무료로 차량을 제공할 계획이며 이 후  전 세계로 확산할 계획이다.


자동차를 기존의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비지니스 모델이다(CaaS , Car As A Service). CaaS는 자동차를 기존의 제품으로는 파는 방식(CaaP, Car As A Product)이 아니라 서비스로서 판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에 있어 SaaS와 동일한 개념이다.

현재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모든 자동차 생산업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이며 베터 플래이스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전기 자동차를 한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면 어떻게 될까? 나는 불쌍한 샐러리맨. 더 이상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고 CaaS를 이용해서 빌려서 사용할 계획이다.

Posted by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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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보시면 시원해 집니다. 전 좀 섬득하기도 했습니다 ^-^.


Posted by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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