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SI 개발자로 일하시는 한 분으로 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과거 포스팅한 내가 IT를 떠나지 않는 이유(1) 라는 글을 읽으신 후 공감하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다시 당시 쓴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S/W 개발자로서의 내 삶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학부때 부터 컴퓨터에 손을 대었으니 어느덧 컴퓨터와 함께 해 온 시간이 2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물론 학부때에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함께 인생을 살게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인생이 돌고 돌다 보니  여전히 컴퓨터  자판과 프로그램이 가장 친숙한 벗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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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나무에 핀 꽃


S/W 개발자로서의 삶은 3단계의 허물을 벗는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요구사항에 맞춰 열심히 코딩하는 Just Doing 단계의 삶
다음으로,  그 과정을 지나면 요구사항을 풀기 위해 열심히 설계하고 이에 맞춰 코딩하는 Design & Coding 단계의 삶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서 무엇을 만들어야 성공하고(What to do?) ,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의 (How to do?) , 그리고 가장 어렵고 중요한 개발 관리 단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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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1999년 창업을 하기 전까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Design & Coding 단계에서 웹과 객체지향 DBMS , CORBA 등의 기술을 사용해서 Design & Coding 을 행복하게 했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강한 습성과 열정이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후, 회사를 창업하고 하나의 시장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찾고(Planning /what to do), 경쟁 회사와 제품을 분석하고 새로운  제품을 설계하며(Design , How to do) 열정이 넘치는 개발자들과 밤낮을 새며 제품을 개발(Coding, Just doing)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이 지금까지 지속되어 벌써 10년이 되어 버렸네요.

나는 행복한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S/W 개발자로서 삶을 후회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CEO로서 직원들과의 이해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 매출과 수익에 대한 부담감, 투자가들에 대한 책임감 등은  너무도 많은 상처를 주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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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주전자



왜 행복한가?

새로운 시장을 찾고 그 시장에서 경쟁할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설계하고 뜨거운 열정과 개발 과정을 통해 맛보는 성취감을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열정이 없다면 행복하지 않았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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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열정


앞으로도 행복한가?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개발자로서, 초심같은 열정을  갖을 수 만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물론 현실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열정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고 , 기회가 오면 그 기회를 잡는  결단을 통해 행복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10년 후에도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겠지만 그 때도 행복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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