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회사나 프로젝트는 아직도 ‘개발자 몇 명 × 몇 개월’로 소프트웨어를 사거나 개발하고 계신가요? AI가 코드를 10배 빠르게 뽑아내는 시대에, 여전히 20세기식 ‘인월 단가’로 계약서를 쓰고 있다면 큰 손해를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AI 시대, 아직도 M/M으로 소프트웨어를 사시나요?
경력 중심 단가에서 성과와 스트리밍 대가로 이동해야 할 때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대가 체계는 여전히 ‘1인 1개월 기준 용역 단가(M/M)’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발주자는 투입 인월로 견적을 계산하고, 공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매년 고시하는 단가표를 근거로 제안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AI가 개발 생태계의 전제를 바꾸고 있는 지금, 이 구조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

M/M 중심 구조의 현실과 한계
현재 SW 기술자 단가는 매년 조사·공표되는 평균임금표에 근거한다. 예를 들어 2025년 기준으로 응용 SW 개발자 월평균 임금은 약 694만 원, IT 기획자는 약 1,159만 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인력 등급과 직무는 자격·경력·학력 등 형식적 기준 중심으로 설정되며, 실제 역량이나 성과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결국 대부분의 용역 계약은 ‘고급 몇 명 × N개월’과 같은 단순 산식으로 산정된다.
이 방식은 행정과 감사 측면에서는 편리하지만, 현장의 생산성과 품질, 그리고 개발자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 일정이 지연되거나 품질이 낮아도, 인월만 채워지면 동일한 비용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빨리 끝내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반대로 AI 기반 개발 도구와 자동화를 활용해 생산성을 2배 높여도, M/M 단가 체계에서는 오히려 매출이 줄어드는 모순이 발생한다.
AI가 무너뜨린 “시간 = 가치”의 등식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과거 인력 중심의 비용 계산식은 현실성을 잃고 있다. 코드 생성, 테스트 자동화, 운영 자동화 등의 도입으로, 과거 수십 인월이 필요하던 업무가 이제는 소수 인력과 AI 조합으로 가능해졌다. 이 변화는 단순히 “사람을 덜 쓰게 된다”가 아니라 성과가 투입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경제 구조를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가격은 인월이 아니라 성과와 가치로 책정되어야 한다.
팔란티어 사례가 보여주는 성과 기반 모델
팔란티어(Palantir)는 정부·국방·제조·금융 등에서 대표적인 결과·효과 기반 보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미 해군과의 ShipOS AI·데이터 플랫폼 계약은 최대 4억 4,800만 달러 규모로, 잠수함 생산과 정비·공급망 전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잠수함 일정 계획과 자재 검토 시간이 대폭 단축되는 등 생산 속도와 효율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몇 명이 몇 달 일했는지”가 아니라, “정비 리드타임을 얼마나 줄였는지, 작전 가용일수를 얼마나 늘렸는지” 같은 실질적인 성과가 계약 구조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이런 계약에서는 공급사가 높은 성과를 낼수록 더 큰 보상을 받고, 성과가 미흡하면 보수가 줄어들거나 재협상이 이루어진다. 공급자에게는 “AI와 소프트웨어를 최대한 잘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명확한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발주자는 “실제 효과가 날 때만 더 지불하는” 구조를 갖게 된다. 팔란티어의 성장 사례는 단순 인력 파견이 아니라, ‘운영체계(Operating System)를 바꿔주는 결과’에 가격을 매기는 방식이 얼마나 큰 비즈니스 파워를 갖는지 잘 보여준다. 네이버·카카오의 AI 개발 프로젝트 일부에서 성과 기반 계약이 도입되었다 거나 공공사업 중 ‘성과연동형’ 시범 사업이 진행된다는 언급이 있긴 하지만 국내의 경우 경우를 찾기 어렵다. 한국 SW 시장 역시 “사람 몇 명”이 아니라 “업무가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가격을 매겨야 한다.
성과·결과 중심 계약이 새로운 표준이 된다
한국에서도 공공·민간 모두 다음과 같은 지불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 기본 운영비(예: 고시 단가의 60~70%) + 성과 인센티브(성과 달성률에 비례한 30~40%)
- 프로젝트 목표를 KPI로 명시: 장애 감축, 반복 업무 자동화율, 서비스 사용률, 매출 기여도 등
- 성과 검증은 도입 후 실제 운영 데이터로 측정
이 구조를 도입하면 발주자는 성과 검증이 가능해지고, 공급자는 성취에 따른 실질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AI 및 자동화 활용 기업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시장의 효율성도 개선된다.
M/M vs 성과기반 인센티브 차이
| 항목 | M/M 인건비 기준 | 성과·결과 기반 대가 |
| 가격 기준 | 인력 경력·자격, 투입 기간 | KPI·성과 지표(절감 비용, 매출, 시간 등) |
| 공급자 인센티브 | 인월 극대화, 변경·추가 개발 유도 | 성과 극대화, 자동화·재사용·AI 도입 촉진 |
| 발주자 리스크 | 품질과 무관하게 인건비 지출 고정 | 성과 미달 시 대가 축소·재협상 가능 |
| 협상 언어 | “사람·개월 수” | “비즈니스 임팩트·ROI” |
미래의 대가 체계: PayFi 시대의 스트리밍 페이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AI가 개발 방식을 바꾸었다면,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은 대가 지급 방식을 바꾸게 될 것이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기반 마이크로페이먼트(Micropayment) 인프라가 보편화되면, 소프트웨어 대가 역시 “성과 완료 시 일괄 지급”을 넘어서 “진도·기여도·시간 단위 지급”으로 실시간화될 가능성이 크다.
필자가 『코어 스테이블코인』에서 제안한 PayFi(Payment Finance), 또는 스트리밍 페이(Streaming Pay) 모델처럼 블록체인 기반 실시간 결제 계층이 활성화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가능해진다.
- 프로젝트 진행률이 50%에 도달하면, 스마트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중간 대금을 송금
- 기여도가 높은 개발자에게 1시간 단위로 대가가 전송되는 구조 (예: 1시간 단위 자동 결제 스트림)
- 성과 KPI 달성률에 따라 잔여 금액이 비례 지급
- 성과 데이터를 온체인(On-chain)에 기록해 투명하고 변경 불가능한 정산 기록 확보
이 방식은 “성과 연동 계약”과 “실시간 지급 인프라”가 결합된 형태다. 공급자에게는 즉각적인 보상과 유동성을, 발주자에게는 투명한 정산과 실시간 리스크 모니터링을 제공한다. 특히 PayFi 구조에서는 ‘성과·시간·품질’이 함께 반영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가능해진다. AI가 생산성의 변동성을 높이는 시대에, 이러한 스트리밍형 지불 모델은 시간과 성과의 균형을 재설계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제도적 정비와 문화적 전환이 병행되어야
과거처럼 “고시 단가 준수”만으로 평가하는 제도는 이런 변화를 수용하기 어렵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 기관이 공표하는 SW 기술자 평균임금은 최소 인건비 참고 자료로 한정하고, 반드시 M/M 산정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관행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가이드라인에는 ‘성과 기반’ 및 ‘실시간·마이크로 단위 지급’ 방식을 명시적으로 허용·권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발주자와 공급자 모두 “사람 수”가 아니라 “성과와 실시간 데이터”를 중심으로 계약을 설계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적 전환도 필수적이다. 기획자는 기능 목록이 아니라 달성 목표를 정의해야 하고, 개발자는 투입 대비 결과를 관리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발주자는 KPI 설계와 실시간 성과 측정을 계약의 일부로 포함시키고, 중간 데이터에 따라 구조를 조정하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마치는 말 : 결과 중심에서, 이제 ‘스트리밍 대가’로
AI가 사람의 코드를 대체하고, 블록체인이 돈의 흐름을 실시간화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소프트웨어 대가는 결국 투입 시간(M/M)이 아니라 실시간 성과와 기여도를 기준으로 재편될 것이고 돼야 한다. M/M 중심 용역 체계를 폐지하고 성과 기반으로 옮기는 일은 이미 시작됐다. 그다음 단계는 PayFi형 스트리밍 페이, 즉 AI가 일하고 블록체인이 실시간으로 그 대가를 정산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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