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웹 포럼'이 마련한 '글로벌 웹기술 워크숍'에 참석을 하지는 못했지만 관련 글을 읽고 잠시 논의된 주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ActiveX, Globalization이 패널들의 주요 논의 이슈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 여러 지면이나 블러그를 통해 논쟁이 되었던 주제들이라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이들 문제에 제가 갖고 있는 시각은 한마디로 "시장과 고객 중심의 시각을 갖지 않고는 글로벌도 표준화도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입니다.
ActiveX도 MS의 기술중의 하나 이고 표준은 아니지만 데스크탑 OS를 장악하고 있는 MS의 시장 위치와 국내 사용자의 IE 브라우져 사용율을 볼 때 당연히 누구나 개발시 첫번째로 고려하는 브라우저는 IE입니다. 그렇다면 2, 3등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령, 은행권 뱅킹 프로젝트의 경우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발주할 때 나오는 RFP(제안요청서)를 보면 그 어디에도 'IE, FireFox 등 모든 브라우저에서 작동해야 한다'라는 말이 없습니다. 이 말을 한줄만 넣어도 아마 현재처럼 은행권 사이트가 ActiveX로 도배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대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대부분의 국내 솔루션 벤더와 SI업체들이 RFP에 없더라도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하도록 제안을 하고 개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다소 보안의 문제가 있지만 ActiveX도 기술중 하나일 뿐이고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독이 될수도 있고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에는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많습니다. 신한은행이 맥 사용자들의 온라인 뱅킹을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사이트라고 합니다. 우리회사 맥 사용자들은 대부분 온라인 뱅킹을 위해 신한은행에 가입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신한은행은 다양한 브라우저를 이용하는 고객을 생각하고 지원함으로써 신규 고객을 발굴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ActiveX 문제는 그냥 막연히 'MS가 M$라서 문제있다'라는 심정적인 것에서 벗어나, 여러 고객들을 고려하는 생각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씽크프리는 모든 서비스를 출시할 때 windows, mac, linux 운영체제와 IE, FireFox는 기본 항목으로 점검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간상 여유가 없을 때도 반드시 후에 일정을 공시하여 이들 플랫폼을 지원합니다. 외국에서 사용자들에게 '윈도우에서 IE쓰면 문제없다'라는 식의 도움말은 문화적으로 용납이 되지 못합니다. 뒤에서도 말하겠지만 이런 점이 바로 글로벌화가 어려운 이유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론적으로 ActiveX를 구축하여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ActiveX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보안 등의 이유로 ActiveX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에게 다른 대안을 제공하거나 모든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국내 포털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씽크프리의 경우를 예로 들면, 자바 오피스를 사용할 때 자바 VM을 설치해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바VM이 없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Ajax Office를 계속 개발, 지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비용이 드는 작업이지만 고객들은 이러한 노력을 좋아하고 인정하며 이를 통해 회사의 가치가 사용자들 사이에서 잔잔히 퍼져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 현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를 전 세계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면 어떻게 기획과 개발을 할까요? 제 경우 예를 들면, I10N ,L11N 내지 다국어 처리를 위해 리소스 작업을 처음부터 하고 웹 컨텐츠는 CMS를 통해 관리하는 등 서비스의 글로벌화를 고려한 구조로 설계와 개발을 할 것 입니다. 국내 시장이 작고 글로벌화가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면 이에 맞는 준비가 처음부터 된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웹으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지역이 무슨 문제가 있을지요? 물론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 것 입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 사업소와의 협업은 기본입니다.
씽크프리는 개발은 한국에서 사업은 미국에서 진행하는 전형적인 offshore 전략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offshore는 미국에서 call center, software 개발 등 지식 서비스를 외국에서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대로 씽크프리는 본사가 한국이니 미국을 대상으로 offshore를 펼치는 국내 유일의 회사일 것 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저도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국내 정상적인 교육과 약간의 노력을 통해 영문 메일을 읽고 쓸 수 있고 요즘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인재들이 많아 전혀 미국 등 외국과의 협업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화를 위한 인프라는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로벌화를 통해 외국의 고객을 받아 들인 경영 마인드가 없는 게 아닐까요?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면 박사 학위로 philosophy,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합니다. 소프트웨어가 결국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고 이러한 프로그램에는 철학이 있습니다. 이 철학의 가장 기반에는 사람, 특히 사용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시 초기 사용자 요구 사항 분석 단계가 있습니다. 이 때 정말 사용자를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제가 3월 29일날 웹2.0 컨퍼런스에서 발표가 있습니다. 짬짬이 준비해 온 자료를 어제 몽땅 날려먹고 다시 작업을 해서 끝냈습니다. 이번 발표 주제는 웹 플랫폼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 배포에 대한 것 입니다. 할 말이 많아서인지 자료가 너무 많네요. 나중에 정리를 마치면 함께 공유토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