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릭 없이 주문·결제 끝! AI 에이전트에 '지갑'을 달아준 비자(Visa)
마치 공상과학 영화 같던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글로벌 결제 공룡 비자(Visa)가 연례행사에서 '비자 인텔리전트 커머스(Visa Intelligent Commerce)'를 공개하며, 자사의 방대한 결제 네트워크를 AI 에이전트 개발자들에게 개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쟁사인 마스터카드(Mastercard) 역시 AI와의 대화 속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한 '에이전트 페이(Agent Pay)'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왜 결제 기능을 필요로 할까요?
우리가 AI에게 "가장 저렴한 항공권 찾아줘"라고 요청하고, AI가 완벽한 결과를 찾아 제시한 후, 클릭 한 번 없이(Zero-Click) 주문과 결제까지 매끄럽게 처리하는 미래를 상상해 보세요. 이를 위해서는 AI가 직접 결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물론 웹3(Web3) 세상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이나 암호화폐를 이용한 계정 간(A2A) 직접 결제나 디파이(DeFi), NFT 연동 등이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웹 2(Web2) 환경에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여전히 결제의 핵심이죠. 문제는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아니기에 은행 계좌를 직접 소유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AI 에이전트가 마치 사람처럼 비자나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결제할 수 있게 된다면, AI의 역할, 기능, 그리고 우리와의 상호작용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오늘은 비자의 '인텔리전트 커머스'를 중심으로, 결제 능력을 갖춘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우리의 삶과 상거래를 바꿔놓을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비자 인텔리전트 커머스: AI 결제의 문을 열다
비자는 어떻게 AI에게 안전하게 결제 권한을 부여할까요? 핵심은 '토큰화(Tokenization)'와 '사용자 통제'입니다. 사용자가 먼저 승인하면, 비자는 실제 카드 번호 대신 1회성 혹은 AI 전용 디지털 인증 토큰을 AI 에이전트에게 제공합니다. 이 토큰으로 AI는 사용자를 대신해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비자는 이미 OpenAI, 앤스로픽(Anthropic), IBM, 마이크로소프트, 스트라이프(Stripe) 등 유수의 AI 및 핀테크 기업들과 손잡고 안전한 AI 커머스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기능:
- AI 전용 카드 정보: 실제 카드 번호 대신 토큰화된 디지털 인증 정보를 사용해, AI가 거래 시 보안 위험 없이 안전하게 결제하도록 지원합니다.
- AI 기반 개인화 추천: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익명화된 비자 소비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더욱 정확하고 개인화된 상품 추천 및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 강력한 보안 및 통제: 사용자는 AI의 지출 한도를 설정할 수 있고, 비자는 실시간으로 거래를 모니터링하며 이상 거래 탐지 및 분쟁 처리를 지원합니다.
2. 단순 조언 넘어, 스스로 '사고파는' AI 에이전트
지금까지 AI 비서는 주로 정보를 찾아주거나 조언하는 역할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결제 능력을 갖춘 AI는 다릅니다. 스스로 상품을 탐색하고, 가격을 비교·협상하며, 최종 결제까지 완료하는 능동적인 의사결정자이자 자율적인 경제 주체로 진화할 것입니다.
- 예시: AI 에이전트가 매달 자동으로 통신비, 전기세 등 공과금 고지서를 분석하고, 더 저렴한 요금제를 찾아 직접 변경하고 결제까지 완료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 영향: 우리는 매주 반복되는 장보기, 공과금 납부, 정기 구독 관리 등 번거로운 일들을 AI에게 완전히 맡기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KLEVA AI의 경우 사용자의 소셜정보, 평판, 레퍼럴 등 각종 무형 자산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입니다. 가령, KLEVA Agent에 카드 결제가 가능해지면 사용자가 반복 구매하는 제품의 경우 할인율 외에도 구매 보상 포인트가 많은 구매를 자동으로 선택하고 결제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초개인화 쇼핑' 시대
AI 에이전트는 우리의 소비 패턴, 구매 내역, 선호도를 깊이 학습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특정 상황과 예산에 맞춰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고, 사용자의 별도 지시 없이도 알아서 구매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비자의 AI 특화 카드 정보는 이러한 추천의 정밀도를 더욱 높여줄 것입니다.
- 시나리오: 평소 유기농 식품을 자주 구매하는 사용자의 AI 에이전트는 장보기 목록을 받아,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신선하고 평판 좋은 친환경 브랜드 상품을 자동으로 골라 결제합니다. 심지어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알아서 제외하겠죠.
- 더 나아가면: 기업 간(B2B) 거래에서도 AI가 활약할 수 있습니다. AI가 시장 트렌드, 경쟁사 가격, 공급업체의 과거 이력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조건으로 원자재 구매 계약을 체결하거나, 해외 거래 시 환율 변동까지 고려해 결제를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4. 내 돈, AI에게 맡겨도 될까? 강화된 보안과 사용자 통제
AI가 내 돈을 직접 쓴다고 생각하면 불안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 토큰화 결제: 앞서 설명했듯, 실제 카드 번호 대신 암호화된 토큰을 사용해 정보 유출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 실시간 사기 탐지: AI의 결제가 사용자가 설정한 예산을 초과하거나, 평소와 다른 비정상적인 장소에서 시도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면 거래는 실시간으로 차단됩니다.
- 사용자 맞춤형 통제: "건당 50만 원 이상 결제는 반드시 내 승인을 받을 것", "해외 결제는 차단" 등 사용자가 직접 AI의 결제 권한 범위를 세부적으로 설정하여 자동화의 편리함과 통제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5. AI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상거래, '에이전틱 커머스'
AI가 결제 능력을 갖추게 되면, 상거래의 주도권이 사용자에서 AI로 점차 이동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시대가 열릴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AI가 구매를 대행하는 것을 넘어, AI가 상거래 생태계의 중심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 AI 간 거래: 내 여행 계획 AI가 최적의 항공권을 찾은 뒤, 해당 항공권을 예약하는 다른 전문 예약 AI에게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예약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 자동화된 공급망 협상: 기업의 구매 담당 AI가 여러 공급업체 AI와 직접 소통하며 가격, 납기, 품질 등을 자동으로 협상하고 최적의 파트너를 선정해 계약 및 결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6. 넘어야 할 산: 책임 소재와 기술 표준화 과제
물론 AI 결제 시대가 순탄하게만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 책임 소재의 모호함: 만약 AI가 사용자의 의도와 다르게 과소비를 하거나, 잘못된 상품을 결제했을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사용자? AI 개발사? 아니면 결제 시스템을 제공한 은행/카드사? 명확한 규정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 상호운용성 부족: 현재는 신용카드 결제가 중심이지만, 계좌이체, 간편 송금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AI가 모두 자유롭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 표준화와 시스템 연동이 더 필요합니다. 완전한 자동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결론: 신뢰를 바탕으로 한 '무결점 상거래'를 향해
결제 권한을 부여받은 AI 에이전트는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허물며 상거래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을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는 '신뢰'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재정적 결정권을 AI에게 안심하고 위임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신뢰 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기업과 마케터들은 이제 사람이 아닌, AI가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하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콘텐츠 전략과 시스템을 발 빠르게 최적화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 전자상거래(e커머스)가 등장하고, 이후 모바일 결제가 대중화되었던 것처럼, 이제 AI가 상품 추천 '큐레이터'를 넘어 구매 '실행자'가 되는 또 한 번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우리의 소비 생활을 어떻게 더욱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만들어갈지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